2010년 7월, 개봉만 기다리고 한가득 기대에 차서 본 영화.
기대하면 실망이 있기 마련인 게 인생의 법칙인데,
이 영화는 까다로운 내 기준을 모두 만족한 인생영화다.
복잡한 영화의 내용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
숨은 장면찾기처럼 매 장면마다 수수께끼가 있을듯한 영화.
마치 느낌표 안을 작은 물음표로 빼곡히 모자이크 같은 영화.
애써 알아내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보게되는 영화.
나는 이 영화 그 자체가 좋았다.
소재도 장면도 음악도 엔딩도 모두 다
10년 전 이 영화를 봤던 날이 생생한 이유도
그 날은 그날로써의 또다른 날이었고,
인셉션 영화를 처음 만나게 된 날만으로도
나에게 특별한 하루였다고 생각하면 된다.
재개봉을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조용하게 하다니...
그러나 작은 극장 안은 생각보다 사람이 가득 찼다.
오늘 인셉션을 처음 본 사람은 마치 없는 듯한 느낌.
다들 나처럼 10년 전, 개봉한 이 영화를 봤던 그 날이 그리워서 왔겠지.
이 영화에 담긴 추억을 이야기 하기 전, 나에 대한 두가지
1.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.
2. 나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많이 본다.
10년전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극장을 찾아가던 기억
장소, 시간(연도, 월, 주말, 오전), 같이 본 사람
그리고 영화를 보고나서 집에 와서 꾸었던 꿈까지 기억난다.
날짜까지 생각나면 소름끼칠 뻔 했는데 다행히 기억이 안난다.
영화도 좋았고, 10년 전 그날만은 기억력이 좋았던 나
영화는 세월흔적없이 그대로인데 나만 나이가 들었다.
스마트폰도 없이 폴더폰 사용하던 그 때가 그립다.